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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不정책’ 없애면 교육후진국 어떻게 막을텐가

조회 수 4300 추천 수 0 2010.03.04 15:03:06
사람희망정책연구소

‘3不정책’ 없애면 교육후진국 어떻게 막을텐가
불법관행 인정하는 게 MB식 ‘법치’… ‘傍若無人’ 자세도 고쳐야


 


정운찬 국무총리가 고교등급제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무너진 제도”라며 ‘3불(不)정책’ 수정의사를 거듭 밝혔다. 대선공약이던 ‘반값등록금’은커녕 등록금상한제를 반대하고, 오히려 “등록금이 너무 싸면 대학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대통령과 ‘그 나물의 그 밥’인 셈이다.


 


정 총리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학생을 뽑아야 학생과 대학, 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대학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가장 좋다”는 주장은 틀렸다. 대학의 이해(利害)가 국가의 그것과 항상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OECD 2위라는 살인적 대학등록금이 우리 교육의 경쟁력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표1]


 


[표 1 : OECD 국가 연평균 등록금]




게다가 현행법에 어긋나는 불법적 관행을 인정하자는 주장도 전혀 국무총리답지 못한 발상이다. 현재 개봉 중인 영화 ‘아바타’를 불법으로 다운받아서 보는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니 인정하자는 것과 같은 논리다.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의 ‘법치’가 이 정도 수준이니 지식인집단이 이명박 대통령의 ‘법치에 대한 이중적 행태’를 지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법을 어겼으면 현행법에 따라 합당한 제제를 가하고, 재발을 방지하도록 하는 것이 제대로 된 ‘법치(法治)’다. 국정을 총괄하는 총리가 불법을 바로 잡을 생각은 안하고, 현존하는 불법사례를 인정하자고 하는 것은 대단히 반법치적이고 비민주적 발상이며, 기득권세력에게 특혜를 몰아주기 위해 일반 서민의 고혈을 쥐어짜내려는 비도덕적 행태에 다름 아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2009년 세계 경쟁력평가를 보면 우리나라는 평가대상 57개국 중 27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중 ‘인프라구축’ 분야의 ‘대학교육의 사회부합도’는 51위를 기록해, 대학교육 경쟁력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교육부문에서는 2007년 29위에서 2008년 35위를 거쳐 지난해 36위까지 하락, 심각한 부실을 드러내고 있다.[표2]


 


[표 2 : 2006~2009 한국의 IMD 국가경쟁력 및 교육경쟁력 전체 순위 변화]



출처 : 2009 IMD 교육경쟁력 평가결과분석, 한국교육개발원


 


IMD의 교육경쟁력 분석에 따르면 우리 교육의 경쟁력은 여전히 부실하다. 동북아지역 특유의 교육광풍(敎育狂風)과 일부 대학의 ‘인재 독점’이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국가 균형발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무총리가 대학 총장 시절의 사고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앵무새처럼 당시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안타깝고 안쓰러운 일이다.[표3]


 


[표 3 : 2009 한국의 IMD 교육경쟁력 지형도]



출처 : 2009 IMD 교육경쟁력 평가결과분석, 한국교육개발원


 


정 총리는 얼마 전 “서울대총장까지 지낸 사람이 총리 자격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국민이 제대로 판단해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서울대총장을 했으니 총리정도는 충분하다는 뜻인데, 참으로 방약무인(傍若無人)한 자세가 아닐 수 없다. 전직 대통령도 잘못이 있으면 처벌받는 시대에 걸맞지 않은 대단히 봉건적이고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이 아닐 수 없다.


 


서울대총장이 모든 자격을 보장하지 않는다. 서울대총장도 731부대를 항일독립군으로 알고 있을 수 있고, 개봉 중인 영화를 집에서 다운받아 볼 수 있으며, 평생 독신으로 살다가 사망한 4선 의원의 빈소에서 ‘초선의원의 있지도 않은 자녀’를 걱정할 수 있다. 서울대총장도 단식 중인 의원에게 ‘만찬초대장’을 보내는 일반인도 하기 힘든 무례를 범할 수 있다.


 


서울대총장도 ‘병역의 의무’를 피할 수 있고, 1000만원의 ‘소액 용돈’을 모자회사 사주에게 받아 교육공무원의 ‘청렴 의무’를 위반할 수 있으며, 수입보다 지출이 4200만원 많은데도 금융자산이 3억2000만원이 늘어나는 ‘초자연적 현상’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서울대총장도 총리직에 혹해 부자감세나 금산분리 완화, 토목건설에 대한 평소 소신을 뒤집을 수도 있다.


 


즉 어떤 사람이 특정분야에서 인정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모든 일에도 유능할 것이라는 맹신은 합리적이고 선진적인 사회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이나 기업총수, 교육계인사와 고위공직자들이 스스로 ‘역량’을 과신해 자신이 아니면 큰일이라도 벌어질 듯이 오판했을 때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우리 역사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든 우리 사회의 기형적 입시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책과 현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실질적 대안 없이 제도의 존폐를 운운하는 것은 적어도 대한민국의 행정 각부를 총괄하는 국무총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항상 90점 이상 받았다”는 폐쇄적 엘리트주의를 극복하고 ‘90점 미만’의 다수를 수용할 수 있을 때 ‘90점’ 총리가 될 수 있다.


 


수십~수백억원의 재단적립금을 쌓아두고도 해마다 등록금을 물가인상률의 2배 이상 인상시키고 있는 대학의 입장만 강변하는 것은 대학총장의 입장에서도 차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국무총리가 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서울대총장 시절에 서울대만을 위한 행보를 해왔다면 이제 대한민국의 국무총리로서 대한민국 전체의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다.


 


학교는 시험을 대비하는 곳이 아니며, 경쟁을 위한 곳은 더더욱 아니다. 학교는 창조적인 인재를 육성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과 관계를 형성하는 곳이어야 한다. 교육에 대한 국민 불만족이 75%에 이르는 현실을 바꾸고, 교육투자-교육만족도-교육경쟁력 1위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세계 5위권으로 끌어올리는 일이 서울대총장출신 국무총리가 해야 할 일이다.


 


창조한국당은 교육예산을 GDP대비 최소 7% 확대해 ‘돈 걱정’ 없는 대학교육이 가능하도록 할 것을 제안한다. 현행 ‘3불정책’은 유지돼야 하며, 특히 ‘국립대 공동학위제’를 실시해 대학 간 협력을 강화하고, 대학의 서열주의를 완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입시개혁 사회협약기구 발족시키고, 나아가 유치원과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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